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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 친구 도인 거푸집 만드는 양사장

더바 2017. 3. 24. 07:05

지금 경산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제 친구 양사장은 道人입니다.

 

집이 가난해 중학교도 못 갔습니다.
65년 3월에 양산공장으로 취직해 들어갔습니다.
줄곧 거길 다니다가 군대를 다녀 온 후에
모았던 돈으로 철판을 사다가 거푸집을 만들었습니다.
수로를 만드는 거푸집.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콘크리트 수로를 만드는 거푸집은 철판으로 만듭니다.

 

철판 거푸집을 만들어 놓으면

콘크리트 브로크 공장에서 그 거푸집을 사다가

암거푸집과 숫거푸집을 엮어놓고 그 속에 그물 철망을 한번 넣은 다음

콘크리트 반죽을 부어 넣고 굳힙니다.

이틀 뒤에 거푸집을 떼어내면 콘크리트 수로가 나옵니다.

이 수로가 경지정리한 들판에 깔리는 거지요.

 

그런데 이 수로가 유행을 탄다는 겁니다.

U자형 수로, V자형 수로, 위 그림과 같은 ㄷ자형 수로 등 말이에요.

 

이 친구 거기에 착안했습니다.

유행의 원천을 알아낸 것이죠.

그것은 바로 일본 농촌의 경지정리한 들판이었습니다.

이 친구 일본을 자주 갑니다.

 

골프 치고 놀다가 잠시 짬을 내어

일본 농촌 들판을 가보는 거지요.

거기서 어떤 수로를 깔고 있는지 잘 보고 와서

그런 모양의 거푸집을 만듭니다.

 

반 년도 지나지 않아 브로크 공장에서 그런 모양의 거푸집을 사러 온답니다.

왜냐하면 일본을 시찰한 공무원들이

새로 경지 정리한 들판에 그런 수로를 깔아야 한다고

회의에서 결론을 내기 때문이지요.

 

이 친구 공장에는 재고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전국에서 필요한 거푸집 양의 절반만 생산한답니다.

다른 거푸집 공장에서도 뒤늦게 그런 모양의 거푸집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이 친구는 그만 두고 일본 갑니다.

요즘은 프랑스나 이태리도 간답니다.

 

거길 가면 수로를 보고 오는 거죠.

그런 선진국 수로 모양이 우리나라에도 곧 들어온답니다.

 

유행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옷, 타이어, 신발, 립스틱, 안경테, 머리칼, 바지, 핸드백.....................

삼라만상이 유행한답니다.

그래서 이 친구는 돈 벌지 못하는 사람이 이상하다고 합니다.

6개월 뒤 우리나라의 모습이 선진국에 다 있답니다.

그것을 보고 와서 뭐든지 제조하면 다 팔린다고 합니다.

 

자기는 한 우물을 파지 않다가 중년에

큰 도산을 한 뒤로 오직 거푸집만 합니다.

자본이 튼튼하지 못한데, 욕심을 내면 반드시 망한다고....

 

미래를 알면 도인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드리는 말씀인데,

일본이나 프랑스나 이태리가

몇 개월 짜리 소고기를 먹는지 그걸 알아보면

답이 나올거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십니까?^^

출처 : 바람재들꽃
글쓴이 : 善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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