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재 전설 4. 정문일침(頂門一鍼) 박소저는 에법 머리를 굴려보았다. 여기서는 그냥 한번 더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백도 따라 나가겠지. 아니다. 81 한점을 단수치겠지. 그러면 흑은 어딜 막나? 잇게 되면 하변 화점 왼편에 약점이 남아서 안 된다. 그렇다. (I-17)로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백은 어디로 갈까? 학발 노인은 장고에 들어갔다. 잡으려던 흑을 놓치고 나니 아무리 봐도 실리가 켕긴다. 박소저는 이제 학발노인이 안쓰러워지기 시작했다. 아까 음흉스런 말로 자신을 비아냥거렸지만, 수세에 몰리고 있는 노인에게 이상스레 마음이 쏠리는 것이다. 노인이 장고에 빠지자 박소저도 졸음이 몰려왔지만 애써 참는다. 졸린다고 조는 건 노인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졸고 있을 동안 음흉한 눈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