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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명대사와 서산대사의 도술 겨루기(아, 정말 자주 쓰면 안되는데...)

더바 2017. 3. 24. 07:02

<사명대사가 서산대사의 제자가 된 사연과 도술 겨루기>

 

사명대사는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

그리고 어느 정도 깨달음이 오자, 전국을 유람하며 공부하기로 했다.

 

절마다 고승대덕이 있을진대,

그 큰스님들을 모두 찾아가 배우리라 결심을 하고 길을 나섰다.

 

그러나 사명당이 찾아가는 절의 큰스님마다

자신보다 한 수 아래였음을 알고는 크게 실망하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소문을 들었는데,

금강산 유점사인가에 고승이 한 분 사신다는 거였다.

이름은 서산대사.

 

사명당은 거길 찾아가 일단 서산대사를 시험해보기로 하였다.

 

절에 들어가기전 참새 한 마리를 산채로 붙잡아 손에 쥐고는 마당을 들어섰다.

 

"대사! 대사! 계시옵니까?"

"누구시오?" 서산대사가 막 방문을 열고 나오려는 순간,

대뜸 사명당은 손을 높이 들고 질문을 하였다.

 

"대사 이 참새가 죽겠습니까? 살겠습니까?"

===>죽겠다 하면 날려줄 판이고, 살겠다 하면 꼭 쥐어서 죽일 참이었다.

 

(아, 그냥 이야기니까 '중이 참새를 왜 잡노?' 혹은 '정말 죽일 수 있을까?' 등등의 이야기는 섞어찌개 하지 마데염, 지발!)

 

서산대사가 껄껄 웃더니,

"여보시오, 내가 지금 나가겠소? 들어가겠소?"

===>나가겠다 하면 들어가버릴 참이고, 들어가겠다 하면 나올 참이었다.

 

이리하여 1차전은 샘샘...무승부...

 

두 분이 방으로 들어가 좌정을 하였다.

그런데, 벽에 큰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사명당이 먼저 말을 꺼냈다.

 

"대사! 대사께서는 저 호랑이를 묶을 수 있겠습니까?"

"아, 그걸 말이라고 하시오? 그걸 하나 못 묶어?"

하더니, 밖으로 나가 새끼줄을 두어 발 가지고 다시 들어와선,

 

"자, 당신이 저 호랑이 뒤로 가서 이리로 쫓아 보내시오. 그러면 내가 호랑이를 이 새끼줄로 처억 묶어 보겠소."

 

이래서 2차전도 샘샘, 무승부.

 

사명당은 마침 산길을 오다가 꿩 알을 열개나 주워 바랑에 넣어 왔는데,

('중이 왜 꿩알을 주워 와?' 등의 말씀도 삼가주세염. 기냥 옛날 이바구는 옛날 이바구답게 무턱대고 진도 나갑니당! 뭐 복선이 어떻고, 우연의 남발이고, 넘 傳奇性이 강하고 등등 귀신 씨나락 까먹는 얘기도 시로!)

 

그걸 꺼내서 꿩알을 하나하나 한 줄로 쌓아 올렸다.

신기하게도 꿩알은 한 줄로 곧게 쌓아올려져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걸 본 선산대사는 배를 잡고 깔깔 웃더니,

 

"그 꿩알 도로 방바닥에 내려 놓으시오." 했다.

사명대사가 그 알들을 도로 내려 놓자.

놀라지 마시라.

 

서산대사는 알을 하나 집어 들곤,

 

공중에 알을 하나 가져다 놓고 둥둥 뜨게 하더니,

나머지 꿩알 아홉 개를 밑으로 쌓아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이미 도술에 자신 있었던 사명대사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알을 쌓아올릴 수는 있었지만,

쌓아 내려올 수는 없었던 것이다.

 

사명당은 말싸움이나 잡기를 가지고는 이기지 못하리라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방안을 휘익 둘러보던 사명당은 쾌재를 불렀다.

 

사명당은 바둑판이 있는 걸 보곤 바둑을 두자고 하였다.

서산대사가 바둑을 잘 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으므로

벌써 국수급에 올라있던 사명당으로서는 자신 있는 종목이었다.

 

나이가 적은 사명대사가 할 수 없이 흑을 들었는데,

바둑알 하나를 들고 한 식경이나 고심을 한 끝에

천원에 돌을 놓았다고 한다.

 

이바구가 옆길로 새지만,

왜 돌을 '알'이라고 하는지 누구 좀 가르쳐 주세염.

'알'이란 조류나 파충류가 낳은 생명체 아닌가?

곧 새끼가 태어날...................

그러면 바둑알은 바둑이 낳은 새끼란 말인가?

 

서산대사는 본래 바둑을 못 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따위 돌중넘에게 질 수는 없는 것이고...

백돌 하나를 들더니, 두 식경이나 생각한 끝에,

천원에 놓은 흑돌의 위에다가 얹더라는 것이다.

간들거리면서 흑들을 밟고 얹혀진 백돌!

분명 백의 승리였다.

 

사명당은 그 기세에 일단 눌려 더 놓지를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기세전도 [사명 : 서산 = 4 : 6] 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이때에야 서산대사가 자기보다 몇 수 위라는 것을 알아차린 사명당은

방바닥에 넙죽 엎드려 큰 절을 하고 그때부터

서산대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다니게 되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사명대사는 풍채가 늠름하고

수염이 길고 많았으며, 키도 보통 사람보다 월등히 큰 편이었다.

그러나 서산대사는 다섯 자에 불과한 키에,

수염도 볼품없었고, 덩치도 조그마했고,

인물도 딥따 없었다고 한다.

 

두 분이 먼 길을 가는 모양을 볼작시면

서산대사는 스승이므로 지팡이를 짚고 헛기침을 하면서 배를 쑥 내밀고 걸었다.

사명대사는 제자이므로 두 손을 소매 속에 마주 넣고 허리를 굽혀 읍을 한 자세로,

한 두 걸음 뒤쳐져 따라가곤 했었다.

 

하루는 어디 좀 먼 길을 가는데,

사명대사의 머리 속에 불쑥 이런 생각이 솟아올랐다.

 

'에그, 더러버라. 이 볼품없고 조그만 인간을 스승이랍시고 내가 모시고 다니자니 체면이 말씀이 아니로다. 영감탱이가 어쩌면 요로코롬 불편하게 생겼을까나?'

 

그 순간 서산대사가 휙 돌아서더니,

 

"야 이놈아! 그렇걸랑, 니가 지팡이 짚고 앞에 서서 가렴! 내 뒤따를 것이니~!"

 

사명당은 깜딱 놀랐다.

'아니 내가 입 밖에 내서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더렇게 내 마음을 안단 말인가?'

이건 큰일이었다.

벌써 서산대사가 '타심통(他心通)'이 열렸단 것을 증명해주는 사건이었다.

사명대사는 길바닥에 꿇어앉아 장시간 잘못을 빈 뒤에야 용서받았다고 한다.

***천안통(天眼通)~천리 밖의 모습이나 광경을 볼 수 있는 능력

***천이통(天耳通)~천리 밖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

***타심통(他心通)~남의 마음이나 생각을 짐작할 수 있는 능력

 

그 뒤로부터 사명대사는 감히 허튼 마음도 못 먹는 제자가 되고 말았다.

마치 '사토라레'처럼 말이다.

 

이 영화 보셨죠? 거참 신기하더라구요. 원작이 만화였다고 하긴 하지만...

재미 있으시나요?

출처 : 바람재들꽃
글쓴이 : 단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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