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재들꽃 회원님들께 엎드려 삼가 아룁니다.
정가네 따님 정다인 양의 주례를 맡으면서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따님인데다가, 최고의 지성을 겸비한 숙녀!
게다가 이리 개성 강한 분이 저에게 부탁하셨으니, 일상적인 주례를 할 수는 없고,
바람재 식구들도 오실 텐데, 각계에서 다 일가를 이루신 각별한 분들이며,
혼주 친구분들은 시인 소설가도 많을 뿐더러, 개성도 강한 분들이어서,
(얼마전엔 문화부 장관도 있었지요.)
예식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평범한 주례사를 해서는 욕먹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정하고 두 달 전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순수 창작으로 써나가면 가장 좋겠지만, 능력이 안 되니 그건 무리이고,
우선 제가 좋아하는 탈무드를 다시 펴보았습니다.
신랑 신부 서로 예의를 지키라는 뜻으로 인용할 수 있는 구절,
“귀를 입보다 위에 두어야 한다.”도 가져왔습니다.
“신뢰는 거울의 유리와 같아서 한번 금이 가면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등등의 오성(悟性)적인 말들이 처음 원고에는 제법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 저 책 읽다가 카네기 인생론에서
“남에게 충고하지 말라. 절대로 고마워하지 않는다.”
“링컨은 정적을 비난하는 편지를 쓰고는 부치지 않았다.”
등등의 글을 읽으며 감성적인 이야기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말만 보거나 들으면 자꾸 더 집어넣다 보니,
주례사는 자꾸 길어졌습니다.
저의 아내는 성령 공부를 에법 했고, 상담연수도 에법 해서
도움 받을 수 있겠다 싶어 주례사 읽어달라고 부탁했더니,
주례는 신랑 신부의 주례이지 하객들의 주례가 아니라 조언해줘서
하객들에게 드리는 말씀은 통째로 잘려 나갔습니다.
그래도 20분이나 걸리도록 지루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가을하늘님이 다른 친구분들 만나 담소 나누시다가
쳐다보면 아직도 하고 있고,
또 보면 또 아직도 하고 있고 그랬었다 합니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은 법이지요.
댓글 달아주신 꽃님들께 일일이 답글 못 달아 죄송합니다.
크게 절하고 충고 고맙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몸속에 마음이 있고,
마음속에 영혼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몸 바깥까지 마음이 넘실거리고,
마음 바깥에 영혼이 출렁거린다고 하니,
영혼처럼 넓은 아량으로 주례사 보아주시고 토닥여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간직하신 그 꿈 꼭 이루시고,
어릴 적 가 보고 싶던 그 별에 꼭 가시게 되기를 빕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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