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숲의
저 가득찬 숲의
어우러진 나뭇뿌리 사이로
뾰지르르톡톡 뾰지르르톡톡
솟아오르는 연두빛 불꽃은
오, 지귀(志鬼)
너의 두 눈에서 쏟아지던 사랑
그 사랑의 움이 남아선 겐가
서라벌 온 누리의 빛이던 모란
선덕(善德)을 태우고도 아직 남아서
이렇게 비온 뒤 새벽이면
히히힝 히히힝 푸르륵
고이 이어지는 말울음과 함께
간간히 몸부림쳐 보는
남은 떨림이 있어선 겐가
팔찌
그래 금팔찌
세월에 녹슬지 않고
바람에도 흩어지지 않는
자꾸만 다시 비추어주는 달빛
그 달빛과 함께
해마다 이맘때면 이리 혀를 내밀어 보는 겐가
그래도 넌 행복했지야
역리도 여왕을 사랑할 수 있었던 옛날
그래 그 옛날에 살았으니까
허지만 이젠 이 숲은 그만 태워 줘
아직은 덜 찬 숲의 식목철인 걸
출처 : 바람재들꽃
글쓴이 : 더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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