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 할매
참하다는 것은 만국공통어원설에 의하야 차밍하다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겠죠.^^(농담입니다, 썰렁하죠?)
나무꾼님의 작품 주제는 ‘멋부린 노인’입니다. 그런데, 참 고우신 할머니시라서 꽃님들께오선 인물이 좋다 하시고, 이쁘다 하시고, 특히 나영님은 볼에 홍조가 가득하다 하십니다. 모두들 인물에 함몰되신 것 같아 참 재미 있습니다. 2009년에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책 가운데 ‘미모는 권력이다.’라는 주제의 책이 5권이나 된다고 합니다. 미모를 위해서 성형을 일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욕구가 피크를 이룬 연도였다고 합니다. 이럴 만큼 할머니께서는 미모이십니다. 연세가 높다 보니 귀가 너무 커져 버려 균형이 살짝 맞지 않을 뿐, 그 외의 오관이 다 반듯하십니다. 주름살도 얼마나 곱게 생기셨는지 정말 곱습니다.
그러나 나무꾼님의 촬영 의도는 분명히 멋진 할머니가 아니라, 멋 부린 할머니이므로 멋부린 사항들에 대하여 저는 살펴보고자 합니다.
멋을 부린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멋이 나도록 손길을 주었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부터 보면, 빨강색 재킷이 먼저 보입니다. 이 연세에 과감하다 할 수 있을 정도의 명도 채도 높은 빨강색입니다. 거기다가 보라색 스카프도 그냥 두르신 게 아닙니다. 살짝 비틀어 꼬아서 두르셨네요. 얼굴은 언급을 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자연 그대로니까요. 머리칼은 비녀가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쪽진 것은 아닙니다. 머리칼 몇 올이 저리 애교스럽게 빠져 나와 있다는 것은 머리를 틀어 얹으신 뒤에 젊은이들이 하듯이 집게로 집어 놓았다는 뜻입니다.
노인이 될수록 생각은 30년 젊게 하고, 옷은 20년 젊게 입으라고 많은 상담심리학자들이 권합니다. 그러면 정신건강에 아주 좋고, 신체 리듬도 훨씬 더 젊게 유지된다고 합니다. 이 노인께서도 아마 이렇게 다듬고 멋 부리고 하시기 때문에 얼굴도 연세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이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멋은 겉에서 드러나지만, 그 이전에 멋 부릴 마음을 먼저 먹어야 되는 것이므로 사실 멋은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내부가 건전하면 바깥의 일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정상적인 신체를 가지고 멋지게 잘 생활하시던 분들이 불의의 사고로 신체불구가 되는 경우, 마음에 먼저 병이 든다고 합니다. 비록 불구가 되었더라도 마음에 병이 들지 않는 사람들은 오히려 왕성한 활동을 하고, 오히려 정상인들에게 용기를 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이 멋을 부린다는 것은 마음이 젊다는 것이요, 마음이 젊으면 몸도 또한 젊어지는 것이므로, 우리 모두 이 노인처럼 마음부터 젊은 모습 갖추기에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뺨까지 이렇게 발그스레하면 우리 모두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건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상으로부터 건강을 물려받아야 되는 일입니다. 건강도 95%가 유전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이야기를 마치면 너무 무미건조하다고 나무라실 꽃님들이시기에 관상을 살짝 언급해볼까 합니다.
얼굴에서 코는 주산(主山)입니다. 이 할머니의 코는 우뚝합니다. 자기 신념을 가지고 꿋꿋하게 살아오신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주산을 중심으로 전후좌우, 동서남북 모두 우뚝합니다. 양 볼이 솟아 주산을 옹위하고 있어서 바둑기사 조치훈
처럼 어떤 방면에 일가를 이루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마가 또한 높습니다. 관운(官運)이 있을 품세라, 자기 자신이 아니면 자식들 중에 등용문에 높이 오른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턱이 또한 높아서 인심이 후덕한지라 이웃으로부터 존경받는 할머니셨을 것입니다. 눈이 좀 작으신 걸로 보아 재산을 크게 이루시지는 못하신 것 같습니다. 눈은 호수요, 호수는 재물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음택에서도 호수를 내려다보는 자리가 후손에게서 거부가 나올 명당이랍니다. 그러나 아직 안경을 끼지 않으시고 먼 곳을 응시하는 모습으로 보아 시력이 아주 좋은 분 같습니다. ‘살림에는 눈이 보배라.’란 옛말이 있듯이 어느 정도의 재산은 이루셨을 것입니다. 아무런 욕심이 내비치지 않고 이 정도 맑은 관상을 유지하고 계시는 노인이 참 드뭅니다. 자식들도 다 효성스러울 것입니다.
나무꾼님께서는 이 할머니의 ‘무슨 사건인가를 보고 찬탄을 금하지 못하는 이 순간’을 잡으셨기에 몇 백 장 촬영하신 화상 중에서 이 장면을 올리셨을 것입니다. 혀를 차는 장면인지, 기막힌 장면을 보시는 건지, 어느 누구의 훌륭한 묘기나 행동을 보시는 것인지 저도 정말 궁금합니다. 그러나 무슨 일을 보고 지으신 표정인지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어서 이 작품의 깊이가 더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슬프게도, 어쩌면 즐겁게도 보이는지라, 모나리자처럼 신비스럽습니다. 좋은 작품 감상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무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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