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만에 큰아들 내외와 손주들이 왔습니다. 지난 주에 눈 왔을 때 찍은 사진을 올려 주었더니 오고 싶은 마음이 생겼나 봅니다. 좀 그럴듯합니까?
아래는 제가 사는 집 모습이죠.
심심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감나무 아래로 갔습니다.
"니들은 입을 벌리고 이 아래 서 있거라. 할배가 감나무를 흔들어 홍시가 떨어지도록 해줄게."
"정말 홍시가 떨어져요?"
두 녀석이 이렇게 말하더니 정말 입을 벌리고 홍시 가장 많이 달린 가지 아래 가 섰습니다.
저는 힘들여 나무를 흔들었지만, 나무가 너무 굵어 그랬는지, 제가 이제 힘이 달려 그랬던지,
불행인지 다행인지 홍시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마눌이 왈, "그러다가 애들 옷에 떨어지면 어떡할라고 그래니껴?" 합니다.
전 그래도 홍시가 한두 개라도 떨어졌으면 했습니다.
조상대대로 전해오던 게으름뱅이 이야기를 잘 전해주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할아비가 교훈 한 마디 잊으면 안 되겠죠?^^
"거 봐라, 감나무 아래에서 입 벌리고 서 있다고 홍시가 그냥 떨어지진 않는단다. 나무를 흔들었는데도 안 떨어졌지?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많단다."
손주들은 그래도 상당히 섭섭한 눈치였습니다.
오늘은 대구를 갑니다. 토요일 신문에 책소개를 봤는데, 마음에 담겨 지워지질 않습니다.
일단 대구 교보분고에 가서
중앙일보 김호정 기자가 "예술은 고통을 들춰 아프게 하는 것'이라 소개한
[예술은 언제 슬퍼하는가], 박종호 지음, 민음사 간, 288쪽, 16,000원=== 이건 살 거구요,
지난 해 이 저자가 150편의 오페라 줄거리를 해설 완성한 시리즈 3권이라는데, 3288쪽이라 하니
보통의 경우 책이 쪽당 100원이라면 정가가 328,800원에 이르므로 구경이나 하고 와야하는
[불멸의 오페라]를 보기 위함입니다.
이건 복권 당첨되면 사려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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