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Re:페르세포네의 귀환
제목 : 페르세포네의 귀환
작자 : 프레데릭 레이턴 경(영국, 1830~1896)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한 장면을 그린 것.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인 페르세포네는 저승의 신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저승의 여왕 노릇을 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데메테르는 슬픔과 분노로 땅을 저주하여 대지는 황폐해지게 되었다.
이를 보다못한 제우스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시켜 페르세포네를 저승에서 데려와 어머니에게 돌려보내도록 하였다.
그러나 페르세포네는 저승의 음식을 먹은 자는 다시 저승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규칙을 잊고 석류를 먹은 뒤여서 온전히 어머니에게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결국, 페르세포네는 겨울 동안만 저승에서 지내기로 했고, 그동안 대지의 여신인 데메테르는 딸이 곁에 없는 슬픔에 대지를 쉬게 하여 겨울동안 인간은 작물을 일구어낼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인 페르세포네는 [씨앗의 여신]이라는 숨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겨울 동안 땅 속에 꼭꼭 숨어 있다가 봄이 되어야만 싹을 틔우고 여름과 가을을 나는, 그런 씨앗의 이미지를 그리스인들은 이 젊은 여신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그림은 페르세포네가 제우스의 사자인 헤르메스의 인도로 지하세계를 벗어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어머니 데메테르가 팔을 활짝 벌려 그녀를 맞고 있다.
페르세포네의 몸에서는 아직 죽음의 빛깔인 푸르스름함이 채 가시지 않았으나, 옷마저 붉은 어머니 데메테르의 품에 안기는 즉시 온기를 되찾을 것이다.
어머니의 힘은 이처럼 크다.
오랫동안 어머니가 병약했던 레이턴 경은 어머니와 자식 주제의 그림을 무척 좋아해 이 그림에도 자신의 특별한 선호를 담았다고 한다.
데메테르의 모델이 된 여성은 도로시 딘(Dorothy Dene 1859~1899) 이라고 하는데, 레이턴 경의 후반기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영감의 샘] 노릇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가난한 노동자 계급의 부모 밑에서 열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으며, 기능공이었던 아버지가 병든 어머니와 자식들을 버리고 집을 나가 도로시가 일찍부터 오빠를 도와 동생들을 보살필 수밖에 없었다.
레이턴 경이 도로시를 알게 된 것은 이웃여자가 그림의 모델로서 그녀를 그에게 소개한 것이 계기였는데, 당시 레이턴 경은 도로시에게 시큰둥했다고 한다.
도로시가 키도 작고 얼굴과 몸의 비례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차츰 그녀를 관찰해가던 레이턴 경은 도로시에게 금새 매료되고 말았다.
이후 레이턴 경은 도로시에게 아버지처럼 잘 대해주었으며 가족들에게도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스물여덟살이나 나이차이가 나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시끄럽게 입방아를 찧어댔지만, 레이턴 경은 자신들의 관계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라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레이턴 경은 도로시에게 죽어서까지 유산을 남겨주는 등,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도움은 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