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더바농장 소식
저는 3월 1일부로 백수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조그만 농막도 하나 짓고, 텃밭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구러 세월이 흘러 반년이 지난 지금 농막은 거의 완성되었고,
텃밭의 작물들도 거름기가 모자라 작황이 시원찮아서 그렇지 에법 잘 자라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텃밭을 저 위 사진과는 반대 방향에서 찍은 것인데,
맨 오른편이 소나무 모종 500개를 밭에다 이식한 모습니다.
그 다음 두 골은 고구마이고요,
그 다음은 고추 파 들깨, 오이, 토마토, 가지, 청상추, 적상추, 아욱, 근대 이고요,
맨 끝에 보이는 것이 토끼장입니다. 두 마리다 숫컷이어서 서로 흘레 붙는 연습만 할 뿐 새끼가 붇지 않습니다.^^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두 마리 먹이 뜯어 주는 것도 참 벅찹니다.
문제는 중간 마당인데, 그 동안 공사차량들이 들락거러 아무것도 심을 수가 없었죠.
그런데, 공사도 다 끝나가고 해서
풀도 다 뽑고, 마당을 좀 덜 고루기는 했지만,
메밀을 뿌렸습니다.
그러나 비둘기들이 아침 저녁으로 스무 마리 정도가 매밀 줄기차게 찾아옵니다.
300평에 2되를 뿌렸는데, 얼마나 주워 먹었는지 메밀이 통 나지를 않습니다.
이것들을 우찌해야 할까요?
이장님이 올라오시더니 부얘를 지르고 가십니다.ㅠㅠ
"우리야 비둘기 달려들면 약 놔서 잡아 치우지만 선생님은 그래는 못할 거 아이라?"
심정적으로야 벌써 비둘기 2백 마리 죽였습니다.
전 그래도 메밀꽃 필 무렵 처럼 열매는 안 달려도 꽃만 보면 된다 생각했었는데,
이노무 비둘기들을 어렇게 해야 할까요?
이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이렇게 뽀욕히 난 풀을 저희 아내가 다 뽑아냈단 말입니다.
농사란 게 풀과의 전쟁인 줄만 알았지, 새들과의 전쟁일 줄은 또 몰랐습니다.
텃밭에도 김장 배추와 무시를 백여 포기 심었는데, 송장메뚜긴지 뭐 그런 놈이 나타나서 막 뜯어 먹습니다.
이것들을 우찌해야 할까요?ㅠㅠ
메밀을 거두고 나면 가을 보리를 뿌리려고 맘 먹었는데,
가작 달아내는 일 하러 오신 분이 뿌리지 말랍니다.
300평에 잘 거두면 한 섬 거두겠지만, 방아를 찧어 주는 데가 없으니,
멀리 가지고 가서 찧어 오면 기름값도 안 나온다고...
찧는 값까지 치르고 오면 보리를 사먹는 게 더 나을 거라고...
그냥 찧지 말고 싹이나 내서 식혜나 담아 드시든지 그럴려면 해보시든지...
이렇게 희망을 싹뚝 자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