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얘기2

새재 전설 시리즈~2, 제8화

더바 2015. 11. 21. 19:57

새재 전설 Series~2

 

8보 총보 ~ 상 받는 의국

 

기보가 오래 묵어 해진 데가 많고 더러 낙장도 있어 이하 수들은 총보로 미룬다.

그러니 최종적인 패착은 198200에 놓지 않은 수이다. 참말로 기막히는 이야기다. 바둑이 뭐길래 한 줄 차이로 승패가 엇갈린다는 말인가?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런 것이 아닌가 하고 경빈은 입맛을 쩍 다셨다. 자기는 전하의 장자로 비록 서자이지만 복성군을 낳아 차후 대비가 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기에 큰 소리 쾅쾅 치며 잘 지내고 있지만, 이게 또한 독이 되어 자신을 옭아매는 오랏줄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생무상이다.

 

그러나 일단 말 2천 필은 구한 셈이다. 사신은 시간을 물 쓰듯 하며 공들여 한 수 한 수 두었으나 이상하게 고비마다 상대의 호수가 나타나 전세가 잘 풀리지 않음을 느꼈다. 이것도 조선의 운수라고 생각하고 너그럽게 패배를 인정했다. 결과는 흑이 7집을 이겼다. 중반에 생각했던 것보다 차이가 많았지만 그게 별 것은 아니다. 의국의 손을 붙잡고 축하를 해주었다. 경빈에게도 좋은 대국을 둘 수 있게 해 주어 고맙다고 여러 번 인사를 건넸다. 대국의 사신으로 졸렬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은 두 번 죽는 꼴을 겪는다고 생각했기에 끝을 시원스레 마무리해 준 것이다.

 

 

<201~266> 되놓은 자리는 다음과 같다.

41~31이음, 60~21따냄, 64~21옆 이음, 66~10이음

 

조정에서는 사신을 빈손으로 보낼 수는 없어서 중국에 가지고 가면 제법 돈이 될 건삼을 버들고리 궤짝으로 다섯 상자나 실어 주었다. 사신도 기쁜 마음으로 선물을 받아 가지고 떠났다. 나중에 들린 소문이지만 사신이 황제에게, ‘조선은 소국이나 그 문물과 조정의 기강과 백성의 삶이 돋보이는 나라.’라고 보고했다고 한다.

 

조정에서는 노의국에 대한 포상이 논의되었으나 공식적으로 포상하기에는 중국의 시선도 있고 하여 접기로 하고 대신 경빈을 통하여 상당한 토지 문서가 전달되었다. 의국은 극구 사양하였으나 경빈의 간곡한 설득으로 토지문서를 받았고, 한 필지를 팔아 건과가게에 모인 전국 고수들에게 한 잔 크게 쏘았고, 나머지는 돈으로 바꾸어 고향땅 마을에 골고루 나누어 주어 큰 칭송을 들었다. 이러한 일이 토대가 되어 풍천노씨가 경상도 함양 땅에 뿌리박아 일가를 이루고 살게 된 까닭이라고 전해온다.

 

============ 연재 끝, 읽어주신 ㄴㅁㄲ님과 꽃님들께 감사드립니다. ===========